행복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의사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수업 중 퀴블러로스 박사의 ‘죽음의 5단계’에 대해 듣는 순간, 이제 잊은 줄로만 알았던 기억이 다시 한 번 아련하게 떠올랐다. 20살, 나는 대학을 재수 중이었다. 예전부터 아프시다 던 아버지는 최근 입원했지만, 곧 퇴원하셨다. 어머니가 몸에 좋다는 온갖 것을 구해 오셔서 아버지께 드리고, 워낙 극진히 간호하시는 대다, 아버지 스스로도 치료에 열심이시니. 나는 곧 나으시겠거니 생각했다. 평소 아버지는 내가 자신과 닮았다며 특히나 예뻐하셨고, 나도 평소 아버지와 친구처럼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아버지는 퇴원하시고 난 다음부터 사소한 일로 화내시는 일이 잦아졌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아버지를 점점 피해 어느새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하긴 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