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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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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섭섭혀 섭섭혀... 어제 오전 한 아버님이 진료실로 들어왔다."저희 어머니가 보건지소까지 오기 힘드시다며 저를 보내셨어요." 차트를 보니 혈압약을 드시는 92세 할머니. "어머니가 어디 아프셔서 못오셨어요?""그런 건 아니고 이제 나이가 드시니 오기 힘들다고 하시네요. 제가 가도 선생님이 약 주실 거라고 하셨어요.""혹시 혈압은 재오셨어요?""아니요. 집에 혈압계가 없어요.""혈압약을 받으시려면 최소한 혈압은 재셔야 하는데... 그리고 어머님이 정 오시기 힘들다고 하시면 보호자분이 이렇게 오실 게 아니라 저희 보건소 직원이 환자분 집에 직접 방문해서 혈압도 재드리고 약도 드리는 방문간호사업이 있으니 그걸 신청해보시는 게 좋겠어요. 대리처방은 장애 등급 같은 사유가 없으면 불법이거든요. 합법적인 방문간호를 신청해보시는 게 좋..
포도 할머니 7월. 고혈압으로 약 타러 오신 할머니.맥이 불규칙하길래 평소 가슴이 두근거리진 않으시냐고 했더니.그런 건 없는데 가끔 가슴이 묵직할 때가 있다고 하셔서 진료의뢰서를 써드렸었다. 오늘 오전. 두달만에 다시 진료를 보러 오신 할머니께 저번에 큰 병원 다녀오시라고 말씀 드렸는데 잘 다녀오셨냐고 여쭤봤더니.가방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서 보여주신다. Atrial fibrillation(심방세동)과 moderate CAOD(중등도 관상동맥폐색)이 발견되어 치료를 시작했다는 충주건대병원 소견서. 선생님 아니었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뻔 했는데 덕분에 살았다며 감사해하시는 할머니.아니에요. 제가 뭐 한 것도 없는데요. 치료하기로 하셨다니 다행이네요.이렇게 얘기하고 넘겼는데. 오늘 오후.어느 아저씨가 오셨다.옆집 할머니가 ..
말레이시아 여행, 어떻게 환전하는 것이 가장 이득일까 말레이시아 화폐 단위는 링깃(MYR)입니다. 말레이시아 화폐 사용 방법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1. 한국에서 원->달러 환전, 현지에서 달러->링깃 환전2. 한국에서 원->링깃 환전3. 현지에서 원->링깃 환전4. 현지에서 카드 사용5. 현지 ATM에서 링깃 인출 : 현지 ATM 수수료를 확인하지 못하여 여기서는 제외하겠습니다.6. 한국에서 원->달러 환전, 현지에서 달러로 계산 : 현지 업소에서 터무니없는 환율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이것도 제외하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1. 한국에서 원->달러 환전, 현지에서 달러->링깃 환전이 가장 이득입니다. 아래 내용은 2015. 5. 28 기준이며환전소, 환율, 우대율 등에 따라 최종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환전소 (2015. 5. 28..
환자가 원하는 것 예전에 아버지 간병할 때는 의사가 회진시간에 스치듯 얼굴만 비치고 가버리는 것이 못내 서운했었다. 아버지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깐. 얼마 못살 거 같으니깐. 이미 포기해버려서 저렇게 빨리 나가버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실습을 돌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실상을 잘 몰라서 그런 거란 생각이 들었다.회진 돌기 전 주치의와 담당 간호사에게 한 시간 넘게 보고받으며. 차트를 살펴보시는 교수님을 보며.여러 회의를 통해 타과 교수님과 환자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교수님을 보며.실제로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짧아도. 의사는 그 환자에 대해서 훨씬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한 영상에서.오늘날 회진은 컴퓨터 앞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 루팅에서 신한은행 어플 사용하는 법 현재 옵티머스 태그 사용중이고.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 업데이트를 하고 rooting하여 사용중이다. 루팅을 하면 신한은행 어플이 막히기 때문에.un-rooting이라는 어플을 사용해봤지만, 내 기종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옛날 버전의 은행 어플을 사용하면 가능하다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파일들은 왠지 불안해서 사용하기가 꺼려졌다. 결국 Rooting 활성을 임시로 끄는 SuperSU라는 어플을 통해 신한은행 어플을 정상 작동시킬 수 있었다. 은행 어플은 Superuser라는 어플을 감지하기 때문에 이 Superuser를 삭제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거하면 찌꺼기가 남아서 은행 어플이 감지하기 때문에 system file을 찾아서 완전히 삭제해야 한다. system file을 삭제하는..
정신과 폐쇄병동 실습 5월은 싫든 좋든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폐쇄병동에 갇혀서 환자들과 같이 지내야만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실습을 돌고 있기 때문이다. 폐쇄병동 안에서는 책, 필기구, 핸드폰 등 일체의 소지품 지참을 금하기 때문에. 게다가 혼자 가만히 있어서도 안 되며, 계속 환자와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만 하므로. 온종일 그렇게 환자들과 함께 있고 2주 정도 지나니 꽤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조현병, 예전 말로 정신분열병인 환자. 병동 내 환자 중 증상이 가장 심한데. 망상이란 망상은 다 가지고 있는듯하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혹시라도 나와 관련된 망상이 생기면 어쩌나. 두려워서. 한 달 동안 다가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이 환자의 경과기록을 작성하게 되다니. 어쩔 수 없이 매일..
어른과 꼰대 이번학기부터 병원에서 각자 조를 나눠서 실습을 돌고 있다. 1조는 소아청소년과, 2조는 영상의학과, 3조는 산부인과...이런 식이다.강의실에서 공부만 하던 날에 비해 나날이 새로움의 연속이라 훨씬 흥미롭고 즐겁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 점은.실습을 시작한 지 불과 이제 한 달 겨우 지났는데도 다른 조에 대한 소문을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다른 조의 불화부터 시작해서. 병원에서 누가 어떤 개념 없는(?) 행동을 했는지까지... 2년 동안 매일 온종일 한 강의실에서 같이 지내다가 이제 각자 떨어져서 지내다 보니, 다들 상대방이 어떻게 실습을 돌고 있는지 궁금한가 보다.그래서 그런지 누군가의 행동이 쉽게 가십거리로 떠오르고, 소문이 언제나 그렇듯 과대 포장되어 사람들 입방아에..
첫 실습 오늘부터 서브인턴으로서의 병원 실습이 시작됐다. 나의 첫 실습 장소는 NICU. 미숙아를 포함한 아픈 아기들이 모여있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이다. 여기서 이번 한 주를 보내게 된다. 아기들에게 감염될 수 있으니깐 가운과 넥타이를 벗고. 시계도 풀고. 소매도 팔꿈치 위까지 접어 올리고. 팔꿈치까지 깨끗이 씻고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NICU 안으로 들어가니. 수십 개의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있는 수십 명의 아기들. 신생아를 직접 본 건 처음인데. 감동했다. 조그만 둥지 안에서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작은 아기들이 자고 있는데. 너무 조그매서 움직임 하나하나도 너무 신기했다. 생명은 참 경이롭다. 아기들 상태에 대한 안쓰러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단 아기들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다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