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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실습


오늘부터 서브인턴으로서의 병원 실습이 시작됐다. 

나의 첫 실습 장소는 NICU.
미숙아를 포함한 아픈 아기들이 모여있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이다.
여기서 이번 한 주를 보내게 된다.

아기들에게 감염될 수 있으니깐
가운과 넥타이를 벗고. 시계도 풀고.
소매도 팔꿈치 위까지 접어 올리고.
팔꿈치까지 깨끗이 씻고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NICU 안으로 들어가니.

수십 개의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있는 수십 명의 아기들.
신생아를 직접 본 건 처음인데.
감동했다.

조그만 둥지 안에서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작은 아기들이 자고 있는데.
너무 조그매서 움직임 하나하나도 너무 신기했다.
생명은 참 경이롭다.

아기들 상태에 대한 안쓰러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단 아기들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다른 사람 애를 보는데도 이런데.
내 아기를 보면 얼마나 예쁠까. 

아기들이 놀랠까봐. 
소곤소곤 얘기하시는 선생님과 간호사분들.
참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다른 데서 실습을 하는 동기들은
여기저기서 털리고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벌써 초췌해 보이던데.

내가 있는 여기는
경이로움과 감동으로 가득 차있는 곳
심지어 평화로운 공간이다.
이곳에서 실습을 시작하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오후 회진 때
이제 곧 퇴원할 아기를 한 번 안아보게 건네주셨는데.
내 품에서 편안히 잠든 아기를 바라보니.
또다시 감동.

아기들아 얼른 건강해져서.
씩씩하게 퇴원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