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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사 모니터링

빨간 약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가 아니다


기사를 보고 빨간 약으로 통칭되는 포비돈 요오드 함유 소독제를 마치 예상치 못한 에볼라 치료제의 발견으로 오해하는 반응이 있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사에 언급된 포비돈은 소독의 용도이지 치료제가 아닙니다.


알코올은 대부분의 세균을 소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세균 감염이 된 환자에게 알코올 먹이지도 않고, 환자가 알코올을 섭취한다고 세균 감염이 치료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오히려 알코올 섭취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이 악화될 수 있겠죠.

기사를 보고 마치 신약 개발의 단초가 발견된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말씀 드립니다.


빨간 약(포비돈)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유일한 소독제도 아닙니다. 


기사에는 일반인의 손위생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고, 저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CDC(질병관리본부) 권고사항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예방 방지를 위해 비누로 손을 씻거나 알코올을 함유한 손소독제를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WHO에서 의료진을 위해 발간한 '에볼라 감염 예방 및 관리지침'에도 의료진이 시행하는 절차마다 알코올을 함유한 손소독제 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세척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위의 권고사항을 동일하게 권고하며 위의 소독제가 없는 경우 0.05% 차아염소산나트륨(물 100mL 당 5% 가정용 락스 1mL)으로 소독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포비돈은 락스와 같은 염소계 소독제보다는 반응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권장하는 소독제는 비피막 바이러스(예를 들어,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폴리오바이러스 등)용 소독제품이라고 하며, 비피막 바이러스용 소독제품은 식약처 의약품 전자민원창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류기준 : 분류번호 732, 제품명 %%%, 효능효과 참조)


세 기관의 지침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손세척을 위해 포비돈을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독제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좋다가 아니라 목적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소독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포비돈과 같은 요오드계 소독제는 세포 자극이 가장 덜하지만 피부 착색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알코올은 세포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독제 종류에 따른 바이러스 소독 효과에 대한 논문을 찾아보니 알코올은 세균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소독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많은 알코올 소독제에 포함되어있는 Chlorhexidine의 경우도 활성도는 낮지만 지질 피막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에이즈, B형간염 바이러스 등)에 더 민감하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빨간 약(포비돈)의 바이러스 제거 효과는 잘 알려져 있진 않으나 포비돈 또한 지질 피막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고 하네요.


즉, 포비돈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가장 효과적인 소독제로 권장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끝으로 WHO에서 말하는 올바른 손씻기 방법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아래의 과정을 총 40-60초 정도로 충분히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평소 간과하기 쉬운 손톱, 손가락 사이의 세척도 포함됩니다. 일회용 휴지로 물기를 닦고 수도꼭지도 휴지로 잠궈야 완벽한 손씻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who.int/gpsc/5may/How_To_HandWash_Poster.pdf?ua=1]


<우연히 이 블로그에 오신 분들께>

현재 저는 2014년 의사 면허를 취득한 소위 면허증에 잉크도 안마른 초짜 의사로 현재 제주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진료하는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검증된 의학적 정보와 출처가 확실한 정보를 포함하려고 하지만.

아직 제 지식이 미흡하여 혹시나 잘못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것보다는 참고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댓글로 피드백 해주시면 확인 후 수정하겠습니다.